매일 딱 한장씩 사진을 찍어 간직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어떤 사진이라도 좋다
지하철에서 흔들리는 사람들, 오늘 신은 운동화, 저녁 식탁의 찌개, 오후 세시의 하늘.
물론 하루하루가 견딜 수 없기 때문이었다
무의미한 하루가 모여 한달이 되고 일년이 되고 십년이 된다
기쁨과 고통에 점점 무뎌지면서 일상에 굳은살 박히는 것이 두려웠다
특별한 일들만 이벤트처럼 찍어 기억하는건 수많은 평범한 날들을 무의미하게 묻어버리는 행동 같아서 내키지 않았다
그러니까 결국 매일 딱 한장씩만 어떤 사진이든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순간도 아닌 특별한 순간도 아닌 그저 하루의 어느 토막이든 사진이라는 형태로 기록해두자고
그렇게 일생의 나를 하루씩만 찍어 모으겠다고
평범한 문장들이 모여 긴 울림을 만드는
단편소설 같은 일상을 만들고 싶다고
결국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지만 다시 시작하고 싶다
시간 사진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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